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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탐방

분위기와 음악이 멋진 레코드 바, 카페 "구프"

by 거르거르 2023. 12. 27.

한동안 많이 추웠다가 

오늘은 날씨도 적당히 풀리고

해가 따뜻해서 전포사잇길,

멋진 카페가 많은 그 동네로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장소를 정해두고 나간 건 아니었고요,

워낙에 개성있고 좋은 카페들이 

많은 동네라,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오늘은 저쪽 골목으로 가볼까?

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따스한 햇살 받으며

약간은 부드러워진

겨울 답지 않은 바람 받으며

 

발견한 곳이 카페 구프였습니다. 

근데 사실 구프는 카페라기보단

첫인상에는 옷가게인 줄 알았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구제 옷가게 같은 느낌이라

이 동네를 여러번 지나가면서도

카페라고 생각을 못했네요

 

안으로 들어가보니

거의 클럽 같은 볼륨의 음악이

귀를 때립니다.

 

한쪽벽 가득히 채우고 있는 

각양색색의 LP들이 눈길을 끕니다. 

처음에는 그저 인테리어인 줄 알았는데

진짜 LP로 음악을 틀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아래에 줄지어 있는

알록달록한 위스키 보틀들이 줄지어서

그냥 카페가 아니라 

'바'라는 걸 알려줍니다.

 

 

메뉴를 보니 더욱 확실해집니다.

커피도 메뉴도 운영하지만

위스키등 알코올 메뉴도 운영하고 있네요. 

 

커피 원두도 다양합니다.

 

저의 픽은 따뜻한 콜롬비아

짝꿍의 픽은 아이스 콜롬비아입니다.  

 

사장님이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려주십니다.

바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사장님이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직접 커피를 내리고 난 뒤

제대로 내려졌는지

작은 잔으로 한 모금 테이스팅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구프의 콜롬비아 원두 핸드드립 커피의 맛은

산뜻한 과일향과 은은한 산미

깊은 바디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스로 마시면 리프레시되는 느낌이

더욱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저도 아이스 마시는 걸로.

 

참 여기는 아이스를 주문하면 넣어주는 얼음이

마치 위스키의 온 더락용 얼음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다 보면...

 

싱글몰트 위스키 온더락 같지만 사실은 커피입니다.

 

이렇게 마치 위스키 온 더락을 마시는 듯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장난 삼아 지인들에게

대낮부터 위스키 한잔하고 있다고 뻥쳤더니

다들 믿네요 벌써부터 달리냐며..

 

그렇게 음악을 즐기며

커피를 즐기며

짝꿍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은 직장에서 변동이 많은 시기라

주로 회사얘기를 한 것 같네요.

 

그러다가 사장님이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을 봤습니다.

바스크 치즈케이크와 갸또쇼콜라를

정성스럽게 조각조각 자르는 모습이 사뭇 경건하기까지 하네요

 

그 모습을 본 짝꿍,

치즈케이크 시키면 먹겠냐며 꼬십니다.

점심을 든든히 먹어서 별로 생각이 없었지만

내가 먹어야 먹겠다는 짝꿍.

 

결국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주문합니다.

바스크 치즈케이크와 위스키 한잔의 조합... 이 아니라 커피입니다.

 

안 먹었으면 후회할 뻔했네요.

포크로 살짝 자르니

두부처럼 부드럽게 쓱 잘립니다.

진한 치즈의 향

그리고 약간의 스모키 향

입안에 넣으면 녹진한 치즈가 혀 위에서 잔치를 벌입니다.

 

그리고 뜨거운 위스키... 아니 커피 한 모금으로 싹 씻어주면.

 

그래요 우리는 이런 순간순간들로

지루하고 힘든 일들을 견뎌 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치즈케이크 근접샷 한번 보세요

 

주말도 아닌 평일이었는데도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미 유명한 곳이더라고요 

"구프"

진짜 LP 음악

맛있는 커피

그리고 치즈케이크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